국립수목원 근처 녹음이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로 ‘수목재’의 지붕 끝이 보입니다. 건축주는 30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찾은 이곳을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 네 식구가 함께 지낼 곳으로 정했습니다.
나무를 닮은 박공지붕이 눈에 띄는 ‘수목재’의 땅은 습기가 많아 땅을 돋우고 물이 잘 빠질 수 있게 배수 공사를 선행해야 했습니다. 잘 다져진 땅 위에 ‘ㄱ’자 배치하여 아담한 정원과 작지만 햇빛이 잘 드는 텃밭도 두었습니다.
1층은 건축주와 아내를 위한 공간으로, 안방 내부는 미닫이문으로 구분해 아내를 위한 작은 서재를 만들었습니다. 거실과 주방은 구획 없이 마당과 마주 보게 설계해 햇살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자녀들을 위한 공간인 2층은 편하게 쉴 수 있는 작은 거실과 소음 걱정 없는 운동실을 만들었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던 순간, 끝내 서로 손뼉 치고 함께 새집을 꿈꾼 밤들. ‘수목재’의 푸르른 나무그늘 아래 드리워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푸르르고 아름다운 삶을 그려가기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