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이 프로젝트의 결과만 봐서는 절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이 집이 완성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바야흐로 10년 전 건축주는 자신들이 꿈꿔왔던 노후생활에 걸맞은 집을 짓기 위해 많은 땅을 보러 다녔다. 그렇게 선택한 첫 땅에서 설계를 시작하였고 허가까지 진행하였다. 그렇게 행복한 노후생활이 시작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느날 듣게 된 '허가불가'라는 메시지의 알림 소리는 건축주의 꿈이 무너지는 소리와 같았다. 그렇게 좌절의 순간을 겪은 후 건축주는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음 땅을 찾게 된다.
3년 전, 나는 그렇게 선택된 땅을 보게 된다. 그날은 내가 설계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힘들었던 날로 기억될 것이다. 맨눈으로 봤을 때 경사도가 30도는 족히 돼 보이는 가파른 언덕 위에 한 발을 내딛기도 어렵게 수풀이 가득 차 있었다. 땅을 다듬는다고 해도 그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번째 땅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워보였다. 이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축주는 이미 다른 설계사무실에서 설계한 도면 한 뭉치와 다른 시공사에서 받은 견적서 파일들을 손에 잔뜩 들고 찾아왔다...이제는 왜 이 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무의미했다. 다만 최적의 토목비용으로 최대한의 대지 활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네…."
첫 대안 브리핑이 끝난 후 건축주가 내뱉은 이 작은 한마디는 이 프로젝트의 '사활'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보다 쉽게 결정된 설계안은 이대로만 지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끝날 운명이 아니었나 보다... 그 후 공사 직전까지 진행되었던 설계안은 '토목공사비용'이라는 큰 벽에 부딪혀 세 차례나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했다.
그렇게. 마침내. 건물은 완공되었다. 나와 함께 진행한 3년, 건축주가 이전부터 준비한 10년. 그 시간 위에 올려진 이 건물은 앞으로 건축주가 30년을 살게 될 집으로써 충분히 역할을 할 것이다.
즐거움이라는 뜻을 가진 '라온' 이라는 순우리말을 빌려 건축주가 지어준 '라온재'라는 이름처럼, 건축주가 예전부터 꿈꿔왔던 노후생활의 즐거움으로 채워나가길 바란다.
건축면적 ㅣ130.64㎡ (39.52py) 연면적 ㅣ130.64㎡ (39.52py) 층별면적 ㅣ1층_130.64㎡ (39.52py) | 건축규모 ㅣ 지상 1층 건축구조 ㅣ 목구조 주요마감 ㅣ 롱브릭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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